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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 흐르는 빗물을 바라봅니다.
며칠째 공허한 마음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을 깨고 나면,
흐릿한 하늘 빛,
더 얼마나 가야 하는지.
꿈을 꾸듯 잠시 머물던 공간이
하늘 높이 휑한히 돌아
한 무대에 서 있는 듯
누가 어떤 말을 해도 들리지 않고,
어떤 스침이 있어도 보이지 않습니다.
바람에 나부끼는 풀들 사이로
그 오랜 흔적이 부딪쳐
가슴을 때리고 도망갑니다.
누구나 사랑을 하고,
또 누구나 이별을 하고,
언제나 영원함이란 없을 것 같지만,
아픔과 기쁨이 잘 섞여진 마음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 무수히 많았던 마주침들이 변해고 바래져서
눈 앞에 아른거리듯
무거워진 가슴을 녹슬게 합니다.
찾고 찾던 바람이
길게 늘어진 그림자 만큼이나 멀어져가고
정지해 있는 듯
숨어들어갈 때
멀리서 손짓하는 또 다른
공명의 소리가 들립니다.
고독한 시간은 사랑을 쫓던 흔적이 만든
시간의 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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