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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상실증이란 마법에 빠져버렸다.
스치듯 일부분씩 머리를 어지럽힌다.
하늘나라 꿈은 가볍다.
그곳에 도착하려면 
수북히 쌓여진 일상을 지나야한다.
검게 불이 꺼진 공간
중국어를 하는 한 사나이가
칼로 가슴을 찌르는 꿈을 꿨다.
검은 기둥 앞에 검붉은 피를 흘리며
쓰러진 나를 바라본다.
쓰러진 건 망각하는 자아이다.
자아의 붕괴,
괴로워하며 꿈을 내달린다.
두 눈을 떴을 때
수술대 위에 올려져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흐릿한 정신에 맑은 기운이 흐른다.
손으로 허공을 부여잡고 일어난다.
악몽이다.
잠시 후면 깨끗하게 사라질 꿈이다.
잠시 망각하고
잠시 기억을 더듬는 인간이란
미완으로 만들어져 있다.
뚜~뚜우-삐이...
스위치 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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