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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깊은 곳으로 파고 드는 정적이 있다.
어떤 또렷한 형체도 아닌,
어떤 흐릿한 형체도 아닌 것,
나는 누구일까?
이런 물음이 부질 없어 보일 수도 있다.
나란 어떤 존재일까?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이 세상의 끝에서 만나는 의미는 어떤 것일까?
의문에 의문이 꼬리를 물고 길게 늘어져 간다.
분명 이 지구에 온 목적은 있을 것 같다.
누구를 위해 온 것은 아니다.
내 자신을 위해 온 것이며,
내 자신을 바로 알기 위해 이 땅위에 선 것이다.
나는 나를 알기 위해 탐구하고 있으며,
다소 모호한 경계에 있는 미지를 밝히기 위해 서 있다.
그렇다면, 
이 세상 끝나는 지점에서 얻게 되는 것은 
결국 남들에게 보여지는 이 형체가 아닐 것이다.
궁극의 것을 찾는다.
궁극의 것을 느낀다.
궁극의 것,
궁극은 결국 내 자신이 찾아야 하는 미지이다.
외롭거나 두렵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다.
그 과정이 결국 궁극의 의미를 보려고 찾아가는 여정일테니.
봄날이라 부르는 시점에 서 있다.
여기 서서 무한히 펼쳐진 하늘을 응시한다.
저 너머에 또다른 내가 나를 응시하고 있을 것이다.
언젠가 뒤바뀌게 될 입장,
언젠가는 서로가 가진 꿈이 현실과 비현실 사이를 가르게 될 것이다.
공백,
그 공백이 바로 지금이며,
그 공백을 뛰어 넘어 만나게 될 몇년 후의 나를 기다린다.
그 공백을 뛰어 넘어 만나게 될 내 사랑을 기다린다.
그 공백 뒤에 아장 아장 걷는 아이의 모습을 기다린다.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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