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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사월 새벽 비가 내립니다.
문을 열어 차갑고도 시린 빗방울에 손을 가져가 봅니다.
쫓기듯 떠밀려 온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밀려 옵니다.
텅빈 느낌,
텅빈 공간,
일상이 되어 버린 공간 속에 갇혀 익숙해 지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샌가 변화를 거부하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운명처럼 어떤 사람을 만나고,
또 숙명처럼 헤어져 버리고 난 후
가슴 속에는 그 사람과의 따스했던 온기가 남습니다.
미워서 싫다 말해도 가슴엔 늘 고마움이 따라다닙니다.
그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느낄 수 있었던 
한 두가지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새벽 네시 무심하게도 하늘에서는 비가 내립니다.
어제는 함박 펼쳐진 벚꽃을 한아름 기억 속에 깔았었는데,
아마도 시린 빗방울이 환하게 웃던 벚꽃잎을 땅위로 떨구겠죠.
어디론가 흘러서 정지하는 공간에 스르르 옛날이 되어 가겠죠.
멍해져 버린 머리 사이로 
정말 멍해져 버린 텅빈 감성이 가슴을 깨웁니다.
뭐하는 건가 친구,
사랑을 찾기를 바라는가?
아니면 특별한 만남을 계획하고 있는가?
아니, 그냥 또렷한 현실 앞에 서 있다네.
그리고 무심하게도 시리고도 시린 봄비가 내리고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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