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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이 나오던 오월,
시원스런 바람에 새싹을 따라 길을 걷곤 했는데,
그 빛이 짙어지고 그늘도 제법 생기니
이제는 더운 공기가 가슴속으로 들어온다.
밀려드는 여름날로 인해
온 몸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계절이 변하는 만큼
새로운 변화를 안을 수 밖에 없구나.
어디가 탈출할 구멍인지.
짙푸른 숲이 햇살을 집어 삼키고
생장하는 생명들에 무게감을 주는구나.
무엇을 띄어 넘는 힘,
예전에는 그것이 무엇인지 느끼지 못했는데,
어느 여름날 알게 된 사실은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나를 위해 이기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녹음이 짙어가는 한 여름의 더위는 정말이지 모든 생명들을 지치게 만든다.
그 지침 속에서 참고 견디며 또 다른 자신을 만들어가는 거,
남자가 되간다는 느낌,
더 강인한 사람이 되간다는 느낌,
무엇보다 산다는 느낌 때문에
오늘 누구보다 행복하다.
행복이 이 힘든 여정 속에서 찾아 드는 건,
힘듦을 겪으며 얻어야 했던 정해진 시간 속에서 만난 약속이라고나 할까.
이제 두려운 것이 없다.
이 더운 여름에 죽는다 해도 최선을 다하며
한가지의 몰두했던 열정을 가졌기에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남자가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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