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의송화.
728x90
728x90

728x90

'하늘을 사랑한 사람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짧은 시간에 주말을 느끼기.  (0) 2011.06.18
꽃이라면...  (0) 2011.06.18
달을 찍었는데, 달이 가수등 같다.  (0) 2011.06.16
해질녘  (0) 2011.06.14
여름 장미  (0) 2011.06.14
728x90

728x90

'하늘을 사랑한 사람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이라면...  (0) 2011.06.18
아침에만 볼 수 있다는 나팔꽃  (0) 2011.06.17
해질녘  (0) 2011.06.14
여름 장미  (0) 2011.06.14
뚜레주르 앞에서  (0) 2011.06.14
728x90


잠들어가는 순간,
고요함이 교차하는 순간,
난 현실을 잃어버리고 먼 미지를 향해 떠난다.
728x90
728x90


해를 거르지 않고 붉은 정열을 선물하네요.
728x90
728x90



빵을 사기 위해 기다리면서 한 컷~

728x90
728x90
토요일퇴근길, 동묘앞역에서 전철을 타고 청구에서 5호선을 타고 올림픽 공원역까지 와서 보니, 파란 하늘과 푸르게 변한 가로수들이 나를 감싸고 있다. 멀리 하얗게 달까지 얼굴을 내밀고 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야 여행인 줄 알았는데, 퇴근을 하면서 사진 몇 컷을 찍다보니, 나름대로 퇴근길도 좋은 여행길로 느껴졌다.


멀리 아파트 숲이 있다. 아파트를 벗아나면 여러 색상을 띤 풀들이 숲을 이룬다. 하얗게 반짝이는 들꽃들이 마치 축제를 벌이고 있는 듯 하다. 얼마나 이 길을 자주 오고 갔었나.
무표정으로 왕래하다보니, 흙을 뚫고 나온 저 풀들의 고마움도 잊고 지낸 듯 하다.


여기가 창덕여고 옆길이다. 20년 전에는 저 길을 따라 동북고까지 등교를 하곤 했던 그 길이다. 논 밭이 있었고, 개구리의 울움 소리가 하늘을 찌를 듯 했는데, 이젠 농토가 사라져가고 있어서 옛 정취를 느끼기엔 부족한 면이 많다.
멀리 친구들과 성내천을 따라 즐거운 한 때를 보니고 있는 학생들이 보인다. 다시 저 시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다시 학생 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가로수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창덕여고, 오륜중학교를 가는 중간길과 마주친다. 주차할 수 없게 박아 놓은 돌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끼가 끼고 그 색이 바래지고 있다. 옛날에는 질퍽거리는 논길이였는데, 그래도 신발이 다 빠지도록 질퍽이던 논길이 좋았던 것 같다. 도시화는 옛 정취를 느낄 수 없게 한다.
마음까지도 말라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랑했던 흔적은 고스란히 마음에 남는 법인데, 옛날 걷던 흔적을 아스팔트와 보도블럭이 뒤덮고 있다.
조금은 흙길이 그대로 남아 있어도 좋을 법 한데, 옛 이야기를 따라 다니는 나이가 되어 보니, 아련한 기억들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가슴이 조여오는 느낌, 확 트인 공간이 그리워서 그런 것일까?


조금 걷다보면 학교가는 길이란 이정표가 서 있다. 참 다행스러운 것이 느티나무들이 거리를 정겹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햇살 눈부신 만큼, 학교 가는 길이 눈부실 만큼 좋진 않았었는데, 이제는 조그마한 책상에 앉아 있는 내 모습을 따라가고 있다.
참 오래된 것 같지 않은데, 참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이였는데, 추억하는 시간이 많이 생겼다.
추억을 따라다니는 건, 참으로 훈훈한 미소를 갖게 한다.
좋고 나쁨이 모두 하나가 되어 미소 지을 수 있게 하다니, 저 길을 따라 수 십년이 흐르고 나면, 지금을 또한 추억하고 있겠지.


느티나무길을 지나서 나오면 멀리 파란하늘과 닿아 있는 농경지가 펼쳐진다. 바로 울타리 쳐진 저 곳이 창덕여고 이다.
파란하늘과 하얀 구름이 뒤 섞여 한가한 토요일 저녁 시간을 맞이 하려 하고 있다.
햇살이 따사롭다. 늬엿늬엿 기울어져가는 햇살인데, 역시나 여름이 다가서고 있음을 알 수 있을 만큼 강렬하게 내려쬐고 있다.


등교길이기 때문에 천천히란 표지말을 볼 수 있다. 사는 것, 저렇게 천천히 다가서면 좋으련만, 눈깜빡 할 사이에 모든 진화하고 있고 모든 새로운 것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걷고 있는 이 시간이 멈춰졌으면 좋으련만, 내 걸음보다도 더 빨리 또 다른 내일로 안내하고 있다.


강렬한 태양, 어둑해지기 시작하는 이 시점, 하루가 저무는 시간은 참으로 아름답다. 하늘이 노르스름하면서, 붉그스름하게 그라데이션을 그려내고 있다. 햇살이 만든 작품이다.
저 햇살이 나를 비추고 있다. 하루가 참으로 힘들었지만, 등뒤로 나를 밀고 있는 저 햇살을 보고 있으면, 참으로 행복한 감흥을 느낄 수 있다. 따사로운 햇살이 꽃잎을 시들게 하고 꽃 잎의 색상을 바래게 하고 있다. 더욱 짙어지는 잎새들이 여름을 알리는 신호가 되고 있다.


드디어 우리집이 보인다. 빨간 장미가 감싸고 있는 아름다운 내 터전, 이 아름다운 곳이 보금자리지구로 정해져 있어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이 공간을 느끼는 것과 내 자신이 이 공간을 느끼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를 자라게 하고, 감수성 풍부한 청년으로 길러준 공간이다.
권력자란 사람이 허무것이 무엇이겠는가?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아련한 추억을 짙밟아 놓는 것이다.
그가 자란 공간과 내가 자란 공간이 다르고 느끼는 것 또한 다를 것이다.
아름답게 가꿔놓은 정원을 잃고,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는 기분, 그 마음, 몇일 밤을 지새며 울먹이던 것이 무슨 이유겠는가?
추억으로 덮기엔 너무나 아까운 내 터전이기에, 숨을 쉴수 없을 만큼 아파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집엔 커다란 은행나무 한 그루와 거다란 감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세상의 중심일지도 모른다. 내게는 이곳이 세상의 중심이다. 남아 있는 사랑을 가꿔가야할 공간이자,  이 지구란 별에서 내게 할당된 유배지 이다.
내게 할당된 유배지를 아름다운 낙원으로 만들려고 꽃도 심고, 나무도 심고, 또한 사랑도 심었다.
부디 죽을 때까지 개발되지 않아서, 내가 살아온 향취를 간직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나만의 천국, 나만의 고향, 여러 사람에게 자랑하고 싶은 바로 내 터전이다.

728x90

'하늘을 사랑한 사람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에만 볼 수 있다는 나팔꽃  (0) 2011.06.17
달을 찍었는데, 달이 가수등 같다.  (0) 2011.06.16
해질녘  (0) 2011.06.14
여름 장미  (0) 2011.06.14
뚜레주르 앞에서  (0) 2011.06.1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