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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 계절이 왔다.
시원스레 내리는 빗소릴 듣는다.
아직 느낌이 가시질 않았구나.
어디쯤 왔을까?
뒤돌아 보고 봐도 끝없이 펼쳐진 기억의 강이 일렁거리고 있다.
어디쯤 가고 있을까?
빗소리에 담아둔 흔적이
대지를 적시는 투명한 눈물이 되어 주었다.
다시 처음이다.
철부지 시절이 그립다고 말하는 것이
어찌보면 그리워하는 그 공간에 멈춰서고 싶은 욕망 때문일거다.
아주 오래된 것 같지만,
손을 뻣으면 잡힐 것 같다.
허우적 거리는 시간이 길었던 탓에
뚜렷이 새겨지는 사랑을 엷은 색으로 덧 씌우고 말았다.
흐릿한 물감을 입혀 빗물에 흘러 내리게 한다.
아버지, 어머니, 산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이별할 시간이 내게 손짓하고 있다는 것을 ...
그것이 산다는 느낌이다.
기억해야할 그림들이 빗소리를 타고 눈 앞에 아른 거린다.
추억,
그건 개인적 차이는 있겠지만,
어떤 시점을 지나쳐온 향기와 같은 것이다.
내일 다시 이 자리에 섰을 땐
어디로 가고 있을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난
비를 타고 흘러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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