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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 있는 창 사이로 세차게 내리는 비가 보이네요.
푸옇고도 하얗게 번지는 물보라가
어찌보면 사랑을 잃은 마음인 것 같아요.
하늘로 파하는 그 빛이
슬픔으로 가득한 사랑인 것 같아요.
함께 한 시간이 내리는 비에 젖어
피보다 짙은 색으로 번져가고,
다시 볼 수 없음이 그 토록 그리울 줄은 몰랐네요.
서서히 차창에 기대어 젖은 길위로 당신 모습 떠올려 보네요.
사뿐히 걸어와 엷은 미소로 햇살 눈부신 아침을 가지게 했었죠.
고인 빗물이 가지려고만 했던 긴 인연인 듯 해요.
어느 순간 말라버리고 만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하늘 열린 듯 상상을 타고
우리 향기를 실은 바람을 타고
여행하는 별이 되었었잖아요.
비가 당신을 지우고,
당신 또한 저를 지우셨죠.
지워지던가요.
뜨거워진 가슴만은 메아리쳐 울고 있는데
한손에는 당신의 마음을 다른 한손에는 제 마음을 이어
생이 다해지는 날까지 기쁨이길 기도했죠.
젖은 건 마음뿐인데,
그려지는 건 말 할 수 없는 눈물이예요.
시원하게 창을 타고 흘러 추억이 녹아 내리네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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